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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서울 강동구 아파트 공사현장, 20대 노동자 고압 전류 감전 사망 사고 CCTV 입수, 뒤늦게 발견하고도 40분 더 방치

by niceharu 2024. 9. 4.

지난달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20대 청년, 건설 노동자 김기현 씨가 고압 전류에 감전돼 목숨을 잃었습니다. 김 씨는 사고 당시 혼자 쓰러져 1시간 넘게 방치됐고, CCTV는 그를 찍다가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는 등 의문스러운 장면도 포착되었습니다. 현재 경찰은 건설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에 있습니다. 사고는 아파트 공사 현장 꼭대기 층인 34층에서 일어났습니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마친 인부들이 현장을 하나둘씩 떠나던 중이었고, 23살의 김기현 씨는 타설 장비의 전원을 직접 끄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원래 리모컨으로 장비 전원을 꺼야 했지만, 리모컨이 고장 나면서 김 씨가 전원 장치로 직접 가게 된 것입니다. 김 씨는 전원 장치의 문을 열고 손을 뻗는 순간, 고압 전류에 감전됐습니다. 감전된 김 씨는 20여 초 동안 몸을 떨다가 결국 힘없이 쓰러졌습니다.

 

 

문제는 사고 이후의 대처 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김 씨가 쓰러진 상태를 비추던 CCTV가 사고 30분쯤 지나서 갑자기 움직이더니, 김 씨가 보이지 않는 쪽으로 각도를 돌려버렸습니다. 다시 CCTV가 김 씨 쪽으로 돌아온 것은 약 40분 후였습니다. 그때도 김 씨는 여전히 혼자 쓰러져 있었습니다. 소방에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오후 5시 26분으로, 이미 김 씨가 쓰러지고 한참 지난 후였습니다. CCTV를 통해 김 씨의 상태를 확인하고도 40분 동안이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장 관리의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김 씨가 속한 하청업체의 대표는 "김 씨가 전화를 받지 않아 원청에 CCTV를 살펴달라고 요청했다"며 "CCTV를 통해 김 씨를 발견한 뒤 신고를 했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CCTV를 관리하는 원청 건설사는 왜 확인이 늦어졌는지, 또 CCTV 각도가 갑자기 바뀐 이유에 대해 묻자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답변만 내놓았습니다.

 

사고 발생 후, 유족들이 겪은 일은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20대 청년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는데도, 하청업체 대표는 유족에게 진심 어린 사과 대신 서류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그 서류는 다름 아닌 '처벌 불원서'였습니다. 김 씨의 부모에게 하청과 원청 최고경영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에 서명해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이 문서는 사실상 원청의 책임을 묻지 않기 위한 법적 방패였습니다.

 

하청업체는 사고 직후부터 원청을 보호하기에 급급한 모습이었습니다. 김 씨의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하청업체 대표는 "내가 구속되든지 처벌받든지 그건 상관없다. 원청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말로 책임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청 측도 처음에는 유족에게 아무런 사과나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후 2주가 지난 시점에 원청 관계자들이 김 씨의 부모를 찾아와 미리 준비한 서류를 내밀었습니다. 그 문서에는 "사망한 김 씨의 부모입니다. 하청과 원청 최고경영자와 임직원 등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 빨리 공사를 재개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문구를 본 김 씨의 어머니는 "공사를 빨리 진행하게 해달라는 문구가 너무 화가 났다. 보자마자 우리는 합의를 못 한다고 나왔다"며 강한 분노를 표했습니다.

 

유족들은 이 사고에 대해 하청과 원청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기적으로 문제가 있던 장비였고, 안전 관리자도 없었다. CCTV를 통해 누가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사람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사고 당시 김 씨는 퇴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고, 어머니에게 "곧 퇴근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긴 상태였습니다. 그런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부모님은 지금도 아들의 유골을 방 안에 두고 있습니다.

 

유족들의 상처는 깊어만 갑니다. 김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집에 돌아올 줄 알았다. 아들이 너무 놀라고 무서웠을 것 같다. 내가 좀 더 안전하게 집에 데려오고 싶었는데..."라고 말하며 눈물을 삼켰습니다. 부모님은 지금도 아들의 유골을 방 안에 두고서 그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산업재해가 아닙니다. 한 청년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고, 그 과정에서 안전 관리의 문제와 대응의 부실함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청과 하청이 보여준 태도는 참담했습니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과 사과 없는 태도, 그리고 유족들에게 서류를 들이밀며 공사를 빨리 재개하고 싶다는 말은 유족의 가슴을 찢는 일이었습니다.

 

유족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바로잡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들이 원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사과와 위로가 아닙니다. 김 씨가 목숨을 잃게 된 그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원청과 하청 모두가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며,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건설 현장의 안전 문제와 관리 부실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노동자들의 생명과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합니다. 김기현 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 사건을 계기로 사회가 변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