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드디어 무관의 설움을 털어낼 기회를 맞았다. 유럽 대항전에서의 첫 우승을 향한 마지막 도전일지도 모르는 이번 경기. 진짜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이 손흥민과 토트넘을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는 오는 5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리는 2024-25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한다. 이 경기는 단순한 유럽 대항전 결승전이 아니다. 토트넘에게는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거의 17년 만에 찾아온 메이저 트로피의 기회이고, 손흥민에게는 무려 10년간 몸담아온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도전일 수도 있다.
손흥민은 시즌 막판에 당한 발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최근 리그 2경기 연속 출전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부상 여파로 유로파 결승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런 걱정은 이제 접어둬도 될 듯하다. 최근 애스턴 빌라전에서 선발 출전해 74분을 소화하며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패스 성공률은 88%였고, 슈팅 1회, 파이널 서드 패스 3회, 리커버리 4회 등 눈에 띄는 기록도 남겼다. 드리블이나 크로스는 없었지만, 스프린트와 움직임에서 회복된 몸 상태를 보여주면서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국 BBC는 손흥민의 결승 선발 여부에 대해 감정보다는 이성을 강조하면서도, 그가 트로피를 들어올릴 자격이 충분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감정은 위대한 스토리를 만들지만, 트로피는 이성적인 판단 아래에서 들어올린다. 손흥민은 지난 수년간 스스로 자격을 입증했다. 반드시 선발로 뛰어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라는 평가가 그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경기에 나선 모습을 보면, 그가 단순한 감정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가치 있는 자원이라는 게 드러난다.
현지 매체 '스퍼스웹'도 손흥민의 몸 상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토트넘의 가장 중요한 경기인 UEL 결승전을 앞두고 손흥민이 자신의 몸 상태를 업데이트하며 팬들에게 시의적절하게 회복 소식을 전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제 다리가 회복됐고,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됐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 뛰어서 정말 좋았다. 수요일 경기(결승전)는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하며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원했던 결과를 얻게 된다. 그 경기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라는 말에서는 그가 이 경기를 얼마나 간절하게 생각하는지 느껴진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손흥민은 준비가 돼 있다. 오늘도 선발로 나섰고, 결승전 출전도 문제없다. 점점 리듬을 되찾고 있다”며 신뢰를 보냈다. 실제로 감독은 손흥민의 결승 출전을 염두에 두고 복귀 시점을 조절해 왔고, 최근 경기에서 제한된 출전 시간을 부여하면서 경기 감각과 체력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사실 손흥민에게 이번 결승전은 단순한 경기 이상이다. 그는 1992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선수다. 그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시작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정상급 윙어로 자리 잡기까지 쉼 없이 달려왔지만, 아직 메이저 대회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다.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후, 그는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도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EFL컵 등 주요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버풀에 패한 기억은 아직도 팬들에게 아쉽고 쓰라린 순간으로 남아 있다.
이번에도 놓친다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많은 이들이 이번 결승전을 손흥민의 토트넘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그의 이적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결승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경기 출전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만약 손흥민이 여름에 팀을 떠난다면, 이 경기가 그에게 완벽한 작별 인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흥민은 단순한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다.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 모든 것을 걸고 뛰는 선수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리더다. 올 시즌에도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었다. 전방 압박, 빠른 침투, 공간 창출, 공격 조율까지 다방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공격 포인트가 부족할 때에도 그는 수비 가담과 연계 플레이로 팀의 중심을 잡았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손에 쥐고 싶은 것은 화려한 개인기록이 아닌, '우승 트로피' 하나다.
물론 상대 맨유도 만만치 않다. 맨유 역시 이번 시즌 마지막 희망을 걸고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임할 것이다. 리그에서 부진했던 만큼, 유럽대항전 우승이 모든 걸 덮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에릭 텐 하흐 감독도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고, 라시포드, 브루노 페르난데스, 가르나초, 마르티네스 등 쟁쟁한 선수들이 총출동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토트넘도 전력상 밀릴 이유는 없다. 리샬리송, 쿨루셉스키, 제임스 매디슨 등 공격 자원이 건재하고, 미드필드의 비수마와 벤탄쿠르도 복귀하면서 중심이 단단해졌다. 수비진의 다소 불안한 모습이 걱정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 운영이나 전술적인 유연함에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팀이 더 나아졌다는 평가도 많다.
이제 모든 것은 5월 22일, 산 마메스에서 펼쳐질 그 한 판에 달렸다. 손흥민이 오랜 시간 꿈꿔온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그의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이야기로 남게 될까. 수많은 팬들의 시선이 그라운드 위의 손흥민을 향하고 있다.
이번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손흥민은 분명히 '토트넘 레전드'로 남을 자격이 있다. 하지만 한 번쯤은, 정말 한 번쯤은 그가 무언가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그가 눈물을 흘리며 웃는 모습을. 그날이 바로 이번 결승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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