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영 씨는 최근 한 번에 다섯 명의 아이를 품에 안은 '오둥이' 아빠가 되었습니다. 김 씨와 아내 사공혜란 씨는 지난 20일, 남자아이 세 명과 여자아이 두 명을 차례대로 맞이했죠. 국내에서 다섯쌍둥이가 태어난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인데, 특히 이번 출산은 자연임신으로 이루어져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임신으로 다섯쌍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입니다.
김 씨는 다섯쌍둥이를 처음 확인한 날을 떠올리며, "아기집이 3~4개까지만 보여도 좋았는데, 5개가 보이니까 마음의 무게가 확 달라졌어요. 첫 2주 동안은 매일 울었어요"라며 그 당시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했습니다. 부부는 사실 자녀 계획을 한두 명 정도로 세웠었는데, 다섯 명이나 한꺼번에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죠. 임신을 확인한 때는 뱃속 아기들이 5~6주 차에 접어든 4월경이었습니다.
아내 사공 씨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진단을 받고 배란유도제를 맞은 후, 첫 번째 치료에서 바로 다섯쌍둥이를 임신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확인했을 때 부부는 당황스러웠지만,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책임감과 막중한 부담을 느꼈습니다. 김 씨는 "교직에 있으니까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고 자녀 계획을 세우고는 있었어요. 그런데 한두 명을 생각했었지, 한 번에 다섯 명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라고 했습니다.
부부는 첫 2주 동안 다섯쌍둥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매일 울었다고 합니다. 특히, 다섯 명의 아기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이 가장 컸죠. 김 씨는 그때 "전공의 파업 때문에 진료를 받을 병원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다섯쌍둥이를 돌봐줄 병원을 찾는 게 가장 큰 걱정이었다"고 털어놓습니다. 결국 부부는 다태아 분만의 권위자인 전종관 교수님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당시 전 교수님은 서울대병원에서 이대목동병원으로 옮기셨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그곳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다섯 명의 아기 중 몇 명을 포기해야 하는 선택적 유산 이야기도 있었지만, 전 교수님은 그런 선택지를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 씨는 "건강하지 않은 아기는 자연적으로 유산되는 게 약을 쓰는 것보다 낫다고 하셨고,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더 큰 결심을 할 수 있었죠"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 씨는 "한 명을 유산하더라도 결국 네 명을 키워야 하는 건데, 네 명이나 다섯 명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기들이 건강하게 태어나기만 하면 감사한 일이라고 받아들이게 되었죠"라고 덧붙였습니다.
임신 기간 내내 사공 씨는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체구가 작은 편인 그녀는 다섯 명의 아기를 품는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배가 급속도로 불러와 몸을 가누기 어려웠고, 특히 아이들이 태동할 때는 배가 찢어질 듯한 고통을 겪었다고 합니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허리 통증에도 시달리며, 임신 20주 차부터는 사실상 집 밖으로 나가는 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김 씨는 "아내가 정말 많이 힘들어 보였어요. 아기들을 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큰 부담이었죠"라고 전했습니다.
아이들은 27주를 채우지 못한 채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세 명 이상의 다태아는 보통 임신 기간이 28주 정도인데, 다섯쌍둥이도 비슷한 시기에 출산하게 된 셈이죠. 다만 아기들은 아직 인큐베이터에서 지내야 하고, 12월까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분만 병원을 옮긴 이유는 다니던 이대목동병원에는 신생아 중환자실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부는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 수술 일정을 잡았고, 출산은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다섯쌍둥이의 태명은 '팡팡레인저'입니다. 이는 다섯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파워레인저'에서 따왔습니다. 각 태아는 그린, 블루, 옐로, 핑크, 레드 순서로 이름이 붙여졌죠. 이제 아기들이 세상에 나왔으니 본격적으로 이름을 지어줘야 할 시기이지만, 부부는 "아직 이름은 좀 더 고민해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 씨는 "갑자기 우리 집에 반(클래스) 하나가 생긴 것 같아요"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교육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던 부부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다섯 명의 아이를 동시에 맞이하게 되니, 계획을 떠나 그저 자유롭고 재미있게 아이들을 키우겠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합니다. 김 씨는 "이제는 아이들이 우선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어요"라고 소망을 전했습니다.
출산 후 육아 계획은 아직 명확하게 세워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김 씨는 부모님이 함께 육아를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두천에 거주하는 부모님이 아이들 퇴원 후 공동 육아를 도와주실 계획이라고 하네요. 김 씨는 "아이들이 인큐베이터에 있는 동안은 저희 부부가 면회를 자주 다닐 거고, 퇴원하면 부모님 도움을 받으면서 육아를 해 나가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 씨는 아내에게 "정말 고생 많았고, 이제 확 바뀐 삶이 시작됐으니 함께 잘 이겨내자"고 다정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다태아를 임신한 다른 부모들에게도 "힘을 많이 내시라"며 진심 어린 응원의 말을 전했습니다.
부부는 앞으로도 큰 도전을 마주할 것입니다. 다섯 명의 아이를 한꺼번에 키우는 일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죠. 하지만 김 씨와 사공 씨는 서로를 의지하며 이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는 것만이 두 사람의 가장 큰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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