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스케이팅 이해인, 성추행 피해선수 문자 공개, "키스마크 내 잘못이다"

해외 전지훈련 기간 동안 술을 마시고 미성년자인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전 국가대표 이해인(19·고려대)이 피해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자신들은 연인 사이였다고 주장했어요. 문제의 행동도 피해자가 먼저 제안했다고 해명했죠.

 

이해인이 직접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미성년 피해자인 A선수와 연인 관계였다고 밝힌 후, A선수 측에서는 '관계 정립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해인의 성적 행위가 발생해 많이 당황했다'고 입장을 표명했는데, 이해인의 주장은 이에 대한 반박으로 보입니다.

이해인은 27일 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5월 21일과 24일에 A선수와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을 캡처해 올렸어요. 이해인은 5월 21일은 "다시 사귀기로 한 날"이라고 했고, 5월 24일은 "키스마크를 선생님이 보신 날"이라고 설명했죠.

공개된 메시지에는 A선수가 5월 21일에 "다른 사람이 다시 사귀냐고 물으면 안 사귄다고 해"라며 먼저 비밀 연애를 제안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어요. 또 5월 24일에는 전지훈련지에서의 만남을 자제하자면서 "키스마크는 내가 잘못했고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 내용도 있었어요. 이에 이해인은 "네가 해 달라고 해도 내가 하면 안 됐다. 어른이니까"라며 "내 생각이 짧았다"고 말하기도 했죠.

이 메시지 내용은 A선수 측의 입장과 다소 상반되는 부분이 있어요. A선수의 법률대리인 손원우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두 선수가 2023년 3개월간 교제한 후 이별했다가 지난달 해외 전지훈련 기간 동안 이해인이 숙소로 불러 다시 만나보자는 제안을 했고, 그날 문제가 된 행위가 이뤄졌다고 밝혔어요.

A선수 측은 "이해인이 A선수에게 키스마크에 대해 물어봤고, A선수가 잘 모르겠으니 해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해인이 A선수 목에 입맞춤을 해 키스마크 자국을 남겼다"면서 "당시 A선수는 키스마크가 무엇인지 몰랐을 뿐 아니라 목에 자국이 남아서 많이 당황하고 놀라 곧바로 방에서 나왔다"고 주장했어요.

또 A선수 측은 "A선수는 전지훈련 이후 귀국해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고 이해인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그러다 이달 중순 이해인이 (다시) 비밀연애를 제안해 응했다"며 "이후 이해인이 사후 증거 수집의 목적으로 해당 사건에 관해 질의해 피해자는 정신적으로 충격받았다. 현재 정신과 치료를 시작했다"고도 전했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라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해인의 성추행 논란은 지난달 15일부터 28일까지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도중 발생했어요. 빙상연맹은 이해인과 또 다른 여자 피겨 국가대표 B선수가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체조사를 통해 이해인과 B선수가 A선수에게 성적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해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었죠.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해인에게 음주와 성추행 혐의로 자격정지 3년의 중징계를 내렸어요. A선수에게는 이성 선수 숙소를 방문한 것이 강화 훈련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해 견책 처분을 내렸고, B선수는 자격정지 1년 처분을 받았어요.

이해인의 법률대리인 김가람 변호사는 "이해인은 전지훈련 기간 음주한 잘못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 다만 성추행한 사실은 없다. 이해인과 해당 선수는 연인 관계였으나 그 사실을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알리지 않아 연맹이 사실관계를 오인했다"며 "연맹의 징계 결과에 대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해인 본인도 이날 오전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장을 전했어요. 그는 "술을 마신 것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 다만 미성년자를 성추행했거나 성적 가해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죠.

이해인은 "피해자는 내가 고등학생일 때 사귄 남자친구였고, 부모님 반대로 헤어졌다가 이번 전지훈련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며 "서로를 좋아했던 감정이 남아 있어서 다시 사귀게 됐는데, 그 사실을 비밀로 했기 때문에 연맹 조사를 받을 때도 교제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성적 행위는 연인 사이에 할 수 있는 장난이나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어요.

이해인은 지난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피겨의 간판급 선수예요. 연맹의 징계 수위가 확정되면 그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사건은 현재도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해인과 A선수 측의 주장을 비교하며 진실을 찾으려 하고 있죠. 이해인과 A선수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 A선수 측의 입장문, 그리고 이해인의 해명 모두를 고려할 때 사건의 전말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양측의 주장이 서로 다르다는 점과, 사건의 진실은 좀 더 깊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이에요. 이해인의 주장처럼 연인 관계였고 피해자가 먼저 제안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해인은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반면, A선수 측의 주장처럼 관계 정립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적 행위가 발생한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로 여겨져야 합니다.

이해인의 자격정지 징계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로서의 경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이에요. 또한 이 사건이 피겨스케이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사실관계의 파악과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겠죠. 이해인과 A선수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진실이 밝혀져야만 이 사건의 파장이 최소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