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넷플릭스 세무조사...8000억 벌었는데 법인세는 36억

국세청이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이번 조사는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에서 맡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넷플릭스코리아 본사에 직원들을 파견하여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보통 4~5년 주기로 시행되는데, 넷플릭스에 대한 이번 조사는 정기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넷플릭스의 세금 관련 이슈로 인해, 이번 조사가 단순한 정기조사를 넘어 다소 주목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국내에서 벌어들인 매출이 약 8000억 원에 달하지만 법인세로 납부한 금액은 36억 원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이 넷플릭스와 마찰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1년에도 국세청은 넷플릭스에 대해 약 800억 원 규모의 세금을 부과했으며,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조세불복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소송의 1심 결과는 넷플릭스의 패소로 나왔지만, 넷플릭스는 현재 항소를 진행하며 국세청과의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이 납세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세청과 넷플릭스 간의 조세 분쟁은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법인세 납부 이슈는 글로벌 디지털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 회사들은 본사가 위치한 국가를 중심으로 세금을 납부하기 때문에, 콘텐츠 소비가 이루어지는 각국의 세수에 충분한 기여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경우도 한국 시장에서 점점 더 큰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수익을 본국으로 송금해 절세를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국가들은 이러한 글로벌 디지털 기업의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의 대응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OECD를 중심으로 디지털세 도입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한국도 이에 발맞춰 국내외 IT 기업들에 대한 세무 감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세란 각국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해당 국가에 적절한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인데, 이는 전통적인 법인세 과세 방식을 넘어 글로벌 기업의 새로운 납세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자사 입장에서 국내외 세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현지 법인세와 관련해 조세 회피 논란에 휘말려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법적 구멍을 이용해 세금을 줄이려는 방식은 기업으로서 합법적인 절세 전략일 수 있지만, 그 대상이 되는 국가와 소비자 입장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한국에서 제작된 드라마와 영화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졌고, 넷플릭스 역시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얻은 수익에 대한 세금을 충분히 납부하지 않는다는 인식은 넷플릭스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이번 세무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글로벌 기업에 대한 한국의 세금 정책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세청은 넷플릭스뿐 아니라, 국내외 다른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세금 납부 상황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업들이 공정하게 납세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